닫기


 

<한강주조> 고성용 대표

백술닷컴

양조는 꽤나 고된 작업입니다. 멀끔하고 세련된 일과는 거리가 멀지요. 그럼에도 과정의 지난함을 딛고 제 나름대로의 멋과 가치를 우직하게 술에 새겨 넣는 20, 30대 청년들이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에 자리한 젊은 양조장, 한강주조에서 고성용 대표를 만났습니다. 

 

“전통주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 우리 한강주조도 일조하고 싶고요.”

서울에서 양조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인데, 이곳을 대표하는 술이 없었어요. ‘서울’이 붙은 유명 제품이 있긴 하지만 명확히 서울이라는 지역을 대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서울에서 재배한 쌀을 가지고, 서울을 대표할 만할 술을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서울에 많은 동네가 있는데, 왜 성수동에 자리를 잡았나요?

 

성수동은 한강주조가 가진 비전에 꼭 맞는 곳이에요. 전통을 현재로 끌어들여 지속 가능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우리 목표인데, 여기가 딱 그렇거든요. 상권이 새로 형성되고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지만, 옛 정취는 그대로예요. 기존의 형태와 새로운 문화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한강주조에 꼭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시작을 하게 되었지요. 

 


 

한강주조에서 추구하는 술 맛의 방향성이 궁금해요.

 

한강주조는 전통에 기반한 술을 만들어요. 자연스레 옛 문헌에 쓰여 있거나 명주로 알려진 전통주도 여러 번 재현해보고 마셔도 봤는데요. 맛은 정말 좋았지만 단 맛이 강해 지금 우리 입맛에는 조금 부담이 되겠더라고요. 이보다 한결 즐기기 편한 술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 탄산이 적고 기분 좋은 단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진 무감미료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생각한 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요. 그렇게 출시 예정일을 훌쩍 넘기고 나서야 나루 생 막걸리라는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대한제분과 ‘표문 막걸리’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요. 여러 제안이 쏟아질 텐데, 협업할 때 선택의 기준이 뭔가요?

 

단순한 재미보다는 의미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막걸리라는 술에 대해 대중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서요. 아직까지 ‘막걸리는 숙취가 심하다’든지, ‘구닥다리 술’이라든지 하는 인식이 남아 있잖아요. 이런 편견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협업을 진행하려 해요.

술을 빚을 때 어떤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주질 관리가 가장 중요해요. 감미료를 쓰지 않고 변화 없이 일정한 술 맛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지요. 발효는 작은 변화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민감한 과정이라 신경 써야 할 사항이 많아요. 계절이나 온습도, 재료 상태 등 외부 요인을 꾸준히 확인하고 조절해야 하지요. 다양한 실험과 경험으로 축적한 데이터, 그리고 관능평가를 통해 언제나 일정한 품질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강주조의 궁극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전통주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 우리 한강주조도 일조하고 싶고요. 이제는 술이라는 게 단순히 먹고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요즘 세대는 무얼 즐기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왜 소비해야 하는지 가치 부여가 필요하거든요. 우리는 양조를 바탕으로 이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기반을 만들어보려 해요. 궁극적으로는 술을 넘어서서 의식주 전반에 관련한 브랜드로 문화를 형성해 볼 생각이고요.


 


 

총 댓글 2
로그인을 하셔야 댓글을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 나디아

    힙해요~~ 2022-03-22 17:43:23

  • 츄라이

    요즘 힙은 다 성수에 있구뇽! 2022-12-05 16:24:33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비밀번호 인증

글 작성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닫기
스크롤 좌측 배너
스크롤 우측 배너

TODAY VIEW

0/2
상단으로 이동